극소량 데이터로 '블랙스완' 재난 예측하는 AI 등장
연구진이 베이즈 추론과 신경 연산자 DeepONet을 결합해 발생 빈도가 극히 낮은 블랙스완 재난을 예측하는 AI 기법을 개발했다. 데이터가 부족한 거대 괴물 파도나 팬데믹 확산 위험을 소량의 핵심 데이터만으로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거대 괴물 파도나 팬데믹의 대규모 확산 같은 재난은 그동안 과학계에서도 예측하기 가장 까다로운 영역으로 꼽혀왔습니다.
이러한 '블랙스완' 재난은 파괴력이 막대하지만, 발생 빈도가 워낙 낮아 AI를 학습시킬 과거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물리 법칙을 기반으로 한 기존 방정식 모델은 미세한 오차에도 쉽게 무너져 현실에 적용하기 어려웠습니다.
학술지 '네이처 컴퓨테이셔널 사이언스(Nature Computational Science)'에 게재된 최근 연구는 이 한계를 뛰어넘는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바이엘 크롭 사이언스 소속의 에단 피커링(Ethan Pickering) 연구진은 베이즈 통계와 딥 신경 연산자인 'DeepONet'을 결합해, 아주 적은 양의 선별된 데이터만으로도 극단적 위기를 정밀하게 예측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물리 방정식을 우회하는 병렬 신경망
연구진은 현실의 복잡한 물리 시스템을 지배하는 방정식을 완벽히 알아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렇다고 데이터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일반적인 딥러닝 AI를 훈련할 수도 없었습니다.
해결책은 베이즈 추론이었습니다. 사전 지식을 활용해 불확실한 선택의 확률을 계산함으로써, 가장 가치 있는 핵심 데이터 포인트 소수만을 골라내 데이터의 양적 부족을 질적으로 극복한 것입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두 개의 신경망이 데이터를 병렬로 동시 처리하는 DeepONet 구조를 도입했습니다. 이 딥 신경 연산자는 물리적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효율적으로 학습하고 불확실성을 수치화해, 극소량의 데이터로도 안정적인 예측값을 내놓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거대 파도 포착부터 선박 파손 시점까지
연구진은 이 기법을 데이터가 극히 드문 여러 재난 시나리오에 직접 적용했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신규 확진자가 위험한 수준으로 급증할 확률을 사전에 추정해냈고, 언뜻 평온해 보이는 파도 중 어떤 것이 선박을 집어삼킬 괴물 파도로 돌변할지 짚어냈습니다. 심지어 거친 파도 속에서 응력을 받는 선박이 언제 두 동강 날지 계산하는 실험에서도 기존 물리 모델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연구진은 앞으로 이 기술을 엘니뇨로 인한 허리케인 급증 등 기후변화가 몰고 올 극단적 재해 예측과 최적의 방재 시나리오를 찾는 데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이 연구가 'AI에는 무조건 방대한 빅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상식을 영리하게 뒤집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기상 예측 연구소, 재난 방재 당국, 해운 물류 기업 입장에서는 극단적인 이상 현상을 마주했을 때 데이터가 없다고 손을 놓는 대신, 소량의 핵심 관측값만으로 위험도를 계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무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과학을 위한 AI(AI for Science) 분야에서도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의 경직성과 데이터 기반 모델의 데이터 갈증 사이에서 훌륭한 타협점을 찾아냈습니다. 딥 신경 연산자와 베이즈 추론의 조합은 향후 다양한 극한 공학 문제로 번져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당장 완벽한 전천후 재난 조기경보가 가능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지구 기후 시스템은 여전히 통제하기 힘들 만큼 복잡하며, 필요한 데이터 양을 줄였더라도 그 핵심 데이터를 관측하고 생성하는 비용 자체가 만만치 않습니다. 현장에 안착하려면 전문 과학자들의 정교한 모델링 조율이 계속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출처 (1)
- spectrum.ieee.org(새 탭에서 열림)원문spectrum.iee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