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PISA 조사: AI로 공부한 학생 성적 더 낮아, 비판적 평가 훈련이 변수
공개된 OECD PISA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91개국 76만여 명의 학생 분석 결과 학습에 AI를 쓰는 학생의 성적이 쓰지 않는 학생보다 전반적으로 낮았다. 요약이나 작성을 AI에 맡긴 학생의 점수가 가장 낮았으나, AI 출력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훈련을 받은 학생은 오히려 성적이 향상됐다.

학생에게 최신 AI를 쥐여주면 학습 능력이 쑥쑥 오를 것 같지만, 실제 글로벌 데이터가 보여준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공부할 때 AI를 자주 쓰는 학생일수록 시험 점수는 오히려 더 낮았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최신 분석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 91개국 76만 명 이상의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과학, 수학, 읽기 영역을 평가했습니다. 생성형 AI가 대중화된 이후 집계된 첫 번째 대규모 글로벌 평가입니다.
가정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보정한 뒤에도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과학 영역에서 AI를 전혀 쓰지 않는 학생들의 점수가 AI를 사용하는 학생들보다 전반적으로 더 높았습니다.
생각하는 고통을 외주 준 대가
점수 하락의 핵심은 AI를 어떤 용도로 쓰느냐에 있었습니다.
직접 읽어야 할 글의 요약을 AI에 시키거나, 작문 과제의 초안을 통째로 대신 쓰게 한 학생들의 성적이 가장 크게 떨어졌습니다. 반면 기초적인 자료 조사나 학습 전반의 개념 이해를 돕는 용도로 쓴 학생들은 성적 하락 폭이 훨씬 작았습니다.
사용 빈도도 독특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1년에 한두 번만 쓰는 학생과 매일 쓰는 학생의 성적이 가장 나빴고, 주 1회나 월 몇 회 정도로 적당히 쓰는 집단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했습니다.
OECD의 안드레아스 슈라이허 교육국장은 이를 운동에 비유했습니다. 스포츠 중계를 보는 것만으로는 몸이 좋아지지 않듯, 학습은 뇌가 새로운 지식과 씨름하는 인지적 고통을 거쳐야 일어난다는 설명입니다. AI가 이 고민의 과정을 건너뛰게 만들면 학생의 두뇌 발달은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별 편차도 컸습니다. 베트남 학생은 95% 이상이 AI를 쓴다고 답한 반면, 일본은 60%에 그쳤습니다. AI를 매일 쓰는 학생들의 호기심 수준이 가장 높다는 점도 확인됐지만, 아쉽게도 그 호기심이 성적으로 직결되지는 못했습니다.
비판적으로 검증할 줄 아는 학생만 살아남는다
AI가 무조건 독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딱 한 가지 예외가 있었습니다.
학습 보조용으로 AI를 주 1회 정도 적절히 쓰면서, 평소 ‘AI가 내놓은 정보의 신뢰성을 직접 평가하고 검증하는 훈련’을 받은 학생들은 AI를 전혀 쓰지 않는 학생보다 높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AI가 떠먹여 주는 결과물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오류를 짚어내는 훈련이 병행될 때만 AI가 진정한 학업 보조 도구로 기능한다는 뜻입니다.
왜 중요한가
이번 조사는 AI가 알아서 학습 효율을 높여줄 것이라는 낙관론에 묵직한 경고를 던집니다. 생각하는 과정을 AI에 외주 주는 순간, 성적표는 그 대가를 정직하게 반영합니다.
학생과 학부모라면 지금 당장 AI 활용 방식을 점검해야 합니다.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이나 개념 질문용으로 쓰는 것은 괜찮지만, 요약이나 과제 작성 같은 핵심 사고 과정을 AI에 넘겨서는 안 됩니다. AI가 제공한 답변이 맞는지 학생 스스로 의심하고 검증하게 만드는 습관이 성적을 가르는 핵심입니다.
에듀테크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정답을 척척 만들어주는 '숙제 대행형' 서비스는 결국 학생의 학습 역량을 갉아먹는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입증됐습니다. 앞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을 교육 도구는 답을 대신 써주는 AI가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도록 적절한 지적 긴장감을 유도하는 도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1)
- theverg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hever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