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45% 발렌타인데이에 AI로 편지 쓴다…맥아피 설문조사
맥아피 조사에 따르면, 올해 남성의 45%가 발렌타인데이 메시지 작성에 AI를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응답자의 57%는 상대방의 고백이 AI로 작성된 것이라면 불쾌할 것이라고 답해 기대와 현실의 괴리를 드러냈다.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연인에게 보낼 카드 문구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많은 이들이 이미 챗봇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보안 기업 맥아피(McAfee)가 전 세계 7개국 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2회 '모던 러브(Modern Love)'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45%가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AI를 활용해 메시지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지난해 30%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미국 전체 응답자를 기준으로 봐도 39%가 AI를 사용할 예정이거나 고려 중이라고 답해 작년의 26%를 훌쩍 웃돌았습니다.
반응은 좋지만, 들키면 끝이다
사람들이 연애에 AI를 끌어들이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실제로 효과가 좋기 때문입니다.
응답자의 69%는 자신이 직접 쓴 글보다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사용했을 때 상대방의 반응이 훨씬 좋았고 관심도 더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남성의 30%, 여성의 27%는 데이팅 앱 프로필 소개글, 사진, 대화 메시지를 다듬는 데 이미 AI를 쓰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남이 쓴 AI 메시지를 받는 입장이 되면 반응은 차갑게 식습니다.
응답자의 57%는 자신이 받은 밸런타인 카드가 AI가 쓴 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상처를 받거나 불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잠재적 연인이 프로필에 AI 생성 이미지나 챗봇을 사용하는 것에 불신을 느낀다는 응답도 64%에 달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체의 46%는 AI가 쓴 연애 메시지를 스스로 구분해낼 자신이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감정 대행이 낳은 로맨스 스캠의 급증
글솜씨 없는 이들의 구원투수가 된 AI는 사기 조직에도 날개를 달아줬습니다.
미국인 응답자의 31%는 온라인에서 호감을 느끼고 대화하던 상대가 사기꾼으로 드러난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만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금전을 요구받았다는 응답이 57%였으며, 이들 중 30%는 1,000달러 이상의 송금을 요구받았습니다. 비밀번호나 주민등록번호 같은 민감한 정보는 물론 은밀한 사진을 요구받은 사례도 빈번했습니다.
맥아피 랩의 통계에 따르면 밸런타인데이 시즌을 노린 악성코드 유포는 25% 늘었고, 악성 URL은 300%, 로맨스 테마의 스팸 메일은 무려 400% 급증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용자들도 자체 검증에 나서고 있습니다. 응답자의 38%는 상대의 프로필 사진을 이미지 역검색해 봤으며, 59%는 SNS를 뒤져 신원을 확인했다고 답했습니다. 뒷조사를 진행한 이들 중 13%는 상대가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밝혀냈고, 11%는 상대에게 이미 다른 연인이 있다는 점을 알아챘습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생성형 AI가 인간관계의 가장 사적인 영역인 연애에 개입하면서 '감정의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있다고 봅니다.
개인 사용자 입장에서 문맥을 매끄럽게 다듬는 용도로 쓰는 것은 괜찮지만, 마음을 전하는 메시지 전체를 AI에 맡기는 것은 매우 위험한 도박입니다. 연애의 본질은 완벽한 문장력이 아니라 상대방을 위해 들인 정성과 시간에서 나옵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미사여구라도 AI가 썼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진심은 가식이 되고 상대방에게 배신감을 안길 수밖에 없습니다.
데이팅 앱과 소셜 플랫폼 업계에도 큰 위기입니다. 생성형 AI 덕분에 사기꾼들이 감정적으로 완벽한 대화를 대량으로 자동 생성할 수 있게 되면서 로맨스 스캠의 단속이 훨씬 어려워졌습니다. 이제 플랫폼의 성패는 얼마나 좋은 사람을 추천해 주느냐보다, 대화 상대가 실제 사람이라는 점을 어떻게 증명해 주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결국 모두가 AI로 매끄러운 플러팅을 주고받는 세상이 되면 역설적으로 기계적인 완벽함의 가치는 떨어질 것입니다. 앞으로는 조금 어설프고 오타가 있더라도 온전히 자신이 직접 고민해서 쓴 투박한 글이 진짜 마음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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