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만 보고 맛과 식감 파악…KAIKAKU AI, 신규 연구 '에피큐어' 공개
푸드 로보틱스 스타트업 KAIKAKU AI가 레시피 속 식재료 조합 데이터만으로 5가지 기본 맛과 매운맛 강도, 지역별 요리 특성을 파악하는 AI 모델 연구 논문 'Epicure'를 발표했다. 셰프의 직관에 의존하던 풍미 조합을 체계화해 향후 상업용 주방 로봇에 접목할 계획이다.

일류 요리사가 식재료를 조합하고 맛의 균형을 맞추는 감각은 언어로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직관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푸드 로보틱스 스타트업 KAIKAKU AI는 이러한 주방의 암묵지를 수학적 데이터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내놓았습니다. 이들은 4월 2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arXiv에 'Epicure'라는 연구를 발표하며, 푸드 AI 분야에도 '챗GPT의 순간'이 도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화학 데이터 없이 매운맛 순서까지 파악한 모델
AI가 음식 맛을 이해하는 방식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인류가 수천 년간 축적해 온 레시피 데이터 자체가 이미 검증된 맛의 조합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기존의 식재료 그래프 데이터인 FlavorGraph를 기반으로 삼았습니다. LLM 기반의 데이터 정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중복되고 정돈되지 않은 6,653개의 원시 식재료 정보를 1,032개의 표준 항목으로 깔끔하게 통합했습니다.
그 결과 놀라운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화학 성분 분석 수치나 맛 라벨을 전혀 학습시키지 않았음에도, 모델은 레시피 속 식재료 공존 관계만을 분석해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이라는 5가지 기본 맛을 스스로 식별해 냈습니다.
심지어 다양한 고추 종류를 매운맛 강도 순으로 정확히 정렬하고, 식재료를 출신 지역별 요리 문화로 분류해 내기까지 했습니다. 연구진은 맛과 식감, 지리적 기원, 가공 방식, 음식 문화 등을 아우르는 최소 15개의 독립적 차원을 체계적으로 복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상업용 주방 로봇 암과 결합 추진
KAIKAKU는 이 연구를 학술적 분석에만 머무르게 할 생각이 없습니다. 연구팀은 메뉴 개발, 신규 레시피 창작, 풍미 페어링을 3대 핵심 적용 분야로 꼽았습니다.
특정 식재료가 품절되었을 때 기존 풍미와 식감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대체재를 알고리즘이 즉각 추천하는 식입니다.
더 주목할 부분은 로보틱스와의 연계입니다. KAIKAKU는 이 AI 모델을 자체 개발 중인 로봇 팔과 결합하여 상업용 주방을 위한 '자율 푸드 인프라'로 공급할 계획입니다. 소프트웨어 조언자를 넘어 물리적으로 요리를 수행하는 로봇에 미각 지능을 심겠다는 구상입니다.
왜 중요한가
이 연구가 영리한 이유는 값비싼 미각 센서나 분자 분석 대신, 인류가 맛으로 검증해 온 '레시피 조합' 자체를 선호도 데이터로 활용했다는 점입니다. 레시피 속 재료의 결합 패턴을 읽어냄으로써 장인의 감각을 수학적 공간에 성공적으로 구현했습니다.
외식 및 식품 업계 관점에서는 단순 반복 작업만 수행하던 조리 로봇이 식재료의 풍미 논리를 이해하는 주방 시스템으로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공급망 문제로 식재료가 바뀔 때도 맛의 균형을 잃지 않고 조리법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이를 곧바로 푸드 AI의 '챗GPT 모먼트'라고 단정 짓기는 이릅니다. 통계적 조합 패턴이 훌륭하더라도, 실제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아로마 화합물의 화학 반응이나 개인별 취향 차이까지 수식만으로 완벽히 통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실험실 속 잠재력을 실제 분주한 레스토랑 주방에서 어떻게 증명해 낼지가 관건입니다.
출처 (1)
- arxiv.org(새 탭에서 열림)원문arxiv.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