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버, 'AI 우선' 기업 선언하며 250명 규모 감원 단행
글로벌 프리랜서 플랫폼 파이버(Fiverr)가 'AI 우선'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약 250명의 직원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미카 카우프만 CEO는 내부 AI 도구 도입으로 고객 지원과 사기 탐지 효율이 크게 개선됐다며, 관리 계층을 줄이고 AI 중심 인프라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몇 달 전 프리랜서 플랫폼 파이버의 CEO는 AI로 인한 불안을 호소하는 직원들에게 "물 한 잔 마시고, 필요하다면 거울을 보며 소리를 지른 뒤 진정하라"는 조언을 건넸습니다.
하지만 그 불안은 결국 현실이 되었습니다. 9월 15일 파이버의 창업자이자 CEO인 미카 카프먼은 회사를 'AI 우선 기업'으로 전환하고 다시 초기 스타트업 모드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러한 체질 개선의 대가는 대규모 인력 감축이었습니다. 전 부서에 걸쳐 약 250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게 되었으며, 기술 매체 테크스팟에 따르면 이는 전체 직원의 약 30%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업무 100% 자동화와 '생산성 3배'의 압박
이번 구조조정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카프먼 CEO는 지난 4월 사내 이메일을 통해 AI가 자신의 자리를 포함해 모든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당시 그는 직원들에게 업무의 100%를 자동화하라고 권장하면서, 인간에게는 비선형적 사고와 판단력이 있기 때문에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달랬습니다. CBS와의 인터뷰에서는 한술 더 떠 "AI라는 초능력을 얻었으니, 단위 시간당 산출물과 품질이 2배에서 3배로 늘어나야 한다"고 경영진의 기대치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직원들이 업무를 자동화한 결과는 '기존 사업을 운영하는 데 이전만큼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는 경영진의 판단으로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파이버는 지난 1년 동안 Neo, Fiverr Go, Dynamic Matching 등 다양한 AI 도구를 코딩, 마케팅, 고객 지원, 부정 거래 탐지 등에 적극 도입했습니다. 고객센터의 티켓 처리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는 등 가시적인 효율이 입증되자, 관리자 계층을 대폭 줄이고 조직을 슬림화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인력 30% 줄이고 아키텍처 재구축
설립 16년 차를 맞은 파이버는 오랜 세월 누적된 레거시 인프라를 안고 있었습니다. 카프먼은 시스템 위에 단순히 인력을 더 투입하는 방식으로는 혁신이 불가능하며, 인프라를 단순화하고 재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파이버는 대기업 예산 확보, 장기 프로젝트, AI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번 감원으로 확보한 여력을 바탕으로 기술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기존 인력의 재교육과 AI 전문 인재 영입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구상입니다.
AI를 명분으로 내세운 대규모 감원은 파이버만의 일이 아닙니다. 세일즈포스가 고객 지원 인력 4000명을 줄였고, 인디드와 글래스도어가 1300명을 해고했으며, 구글과 일론 머스크의 xAI조차 모델 훈련 인력을 정리하는 등 칼바람이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왜 중요한가
지식 근로자와 프리랜서들에게 파이버의 행보는 섬뜩한 신호입니다. 인간의 재능을 거래하던 대표 플랫폼이 정작 내부에서는 AI를 앞세워 대규모 인력을 털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 외주나 정형화된 업무에 의존하는 프리랜서라면, 플랫폼 자체의 자동화 기능에 밀려나기 전에 복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합니다.
업계 관점에서는 고용을 늘려 외형을 키우던 시대가 끝나고, AI를 통해 극단적으로 가벼운 조직을 만드는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줍니다. 상장된 중견 플랫폼조차 관리 계층을 걷어내고 스타트업 시절의 속도를 내겠다고 선언하는 흐름은 경쟁사들에도 거센 감원 압박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우리는 파이버의 이번 선택이 재무적으로는 기민해 보일지 몰라도 내부적으로는 심각한 불신을 낳을 수 있다고 봅니다. 직원들에게 스스로 업무를 자동화하라고 독려한 뒤 그 결과로 30%를 해고하고, 남은 이들에게는 3배의 성과를 요구하는 방식은 혁신이라기보다 가혹한 쥐어짜기에 가깝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출처 (2)
- @michakaufman(새 탭에서 열림)원문x.com
- techspot.com(새 탭에서 열림)보도techspo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