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플랫폼 파이버, 30% 감원하며 'AI 퍼스트' 기업으로 전환
프리랜서 마켓플레이스 파이버(Fiverr)가 전체 인력의 약 30%인 25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미카 카우프만 CEO는 더 간결하고 민첩한 'AI 퍼스트'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고통스러운 재설정이라고 밝혔다.
불과 몇 달 전, 글로벌 프리랜서 매칭 플랫폼 파이버(Fiverr)의 CEO는 직원들에게 물 한 잔을 마시고, 거울을 보고 소리를 질러서라도 긴장을 풀라는 사내 이메일을 보내 화제가 되었습니다.
당시 그는 업무를 100% 자동화하더라도 인간 특유의 비선형적 사고와 판단력이 있다면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 조언은 대규모 해고 통보를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파이버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미샤 카우프만은 지난 9월 15일 X(구 트위터)를 통해 전 직원의 약 30%에 해당하는 250명을 감원하고, 회사를 AI 우선 기업으로 전면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산출량은 3배 요구, 인력은 30% 감축
카우프만 CEO는 이번 정리해고를 뼈아픈 재설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AI가 비즈니스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만큼, 더 가볍고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이 되기 위해 기존 수준의 인력이 더는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경영진의 기대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AI라는 초능력이 주어진 만큼, 직원 개개인이 단위 시간당 생산하는 결과물의 양과 질을 기존 대비 2배에서 3배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짐을 싸게 된 250명이 생산성을 3배로 늘리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자신의 업무를 지나치게 완벽히 자동화한 탓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습니다.
AI를 학습시키던 인력도 칼바람
숫자만 보면 파이버의 감원 규모가 빅테크에 비해 아주 크지는 않지만, 인력 시장에 미치는 심리적 충격은 상당합니다.
이미 세일즈포스가 AI 기술 도입을 이유로 지원 부서 인력 4000명을 줄였고, 구인구직 플랫폼인 글래스도어와 인디드 역시 1300명을 해고했습니다.
심지어 AI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고 훈련하던 인력도 구조조정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구글과 일론 머스크의 xAI에서도 모델 훈련을 담당하던 정규직 직원 및 계약직 노동자들이 잇따라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파이버의 이번 결정이 플랫폼 기업의 깊은 모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봅니다.
파이버는 원래 번역, 디자인, 글쓰기 같은 단기 외주 일감을 중개하며 성장한 회사입니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가장 먼저 위협한 영역이 바로 이 기초 창작 및 사무 일거리들입니다. 의뢰인들이 플랫폼 대신 생성형 도구를 직접 쓰기 시작하면서 중개 수익에 압박을 받자, 사내 직원 30%를 먼저 덜어내며 주주들에게 체질 개선을 증명하려 한 모양새입니다.
문제는 경영진의 메시지에 심각한 균열이 있다는 점입니다. 직원들에게 업무를 100% 자동화하라고 장려해 놓고 결국 대규모 해고로 답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남은 직원들에게 AI를 이용해 3배의 생산성을 내라고 압박하는 구조라면, 기업 내부에서 외주로 맡기던 작업까지 자체 소화하게 되어 프리랜서 시장의 일감은 더 가파르게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창작자와 프리랜서는 물론 일반 직장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인간만의 통찰이나 판단력이 안전지대가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는 숫자를 맞추려는 경영진 앞에서 무력해지기 쉽습니다. 플랫폼조차 인간 노동을 비용으로 보고 덜어내는 지금, 개인 노동자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AI 도구와 어떻게 완전히 차별화할지 냉정하게 증명해야 할 시점입니다.
출처 (1)
- techspot.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echspo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