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구글 CEO 에릭 슈미트, 대학 졸업 축사서 AI 언급했다 야유받아
외신에 따르면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가 애리조나대 졸업식에서 AI가 모든 직업과 교실을 뒤흔들 것이라고 말했다가 학생들의 거센 야유를 받았다. 슈미트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두려움을 이해한다고 달랬으나, 이달 들어 졸업 축사에서 AI 언급으로 야유가 터져 나온 사례는 벌써 세 번째다.
졸업식장은 보통 학사모를 던지며 미래를 축하하는 자리지만, 이날 단상에 오른 실리콘밸리 거물이 마주한 것은 거센 야유였습니다.
주말 애리조나 대학교 졸업식 연사로 나선 전 구글 CEO 에릭 슈미트는 수천 명의 졸업생 앞에서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개인용 컴퓨터의 발전사를 짚으며 순조롭게 출발했던 연설은, 그가 최신 AI 에이전트 기술과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조언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었습니다.
모든 직업에 AI 닿는다는 말에 터져 나온 야유
슈미트가 AI가 모든 직업, 교실, 병원, 연구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하자 객석 곳곳에서 야유가 쏟아졌습니다. 일부 졸업생들은 지난해 그를 상대로 제기된 성폭행 의혹을 문제 삼아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단상 뒤에서 곤혹스러워하던 슈미트는 자신의 말을 끝까지 들어달라며 청중을 달래야 했습니다. 그는 기계가 몰려오고 일자리가 사라지며, 기후가 무너지고 정치가 분열되는 등 자신들이 만들지도 않은 혼란을 떠안게 되었다는 청년들의 공포가 지극히 합리적이라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내놓은 결론은 전형적인 실리콘밸리식 훈수였습니다. 슈미트는 누군가 로켓에 탈 자리를 준다면 어느 자리인지 묻지 말고 그냥 올라타라는 조언을 건넸습니다. 현재 우주 발사체 기업 렐러티비티 스페이스의 CEO이자 패밀리 오피스 힐스파이어를 통해 2019년부터 2025년 사이 앤스로픽 등 10여 개 AI 스타트업에 투자해 온 인물다운 반응이었습니다. 그는 지난해에도 AI가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2주 새 세 번째, 졸업식장의 AI 거부감
졸업식장에서 AI를 찬양하다 역풍을 맞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최근 2주 동안 미국 대학 졸업식에서 AI 관련 발언으로 야유가 터져 나온 것만 벌써 세 번째입니다.
지난주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교에서는 한 부동산 임원이 AI를 차세대 산업혁명이라고 치켜세웠다가 학생들의 야유를 받았습니다. 며칠 전 미들 테네시 주립 대학교에서도 연사가 AI를 언급하자 객석 반응이 순식간에 냉담해졌습니다.
AI에 대한 반발은 채용 시장에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의 인프라 갈등으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텍사스주 힐 카운티 당국은 지난주 미편입 지역의 데이터센터 및 전력 인프라 건설을 1년간 전면 유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초 계획된 8개 데이터센터 건설이 멈춰선 것입니다. 이에 대응해 오픈AI는 올해 1월 주거용 전기요금 인상을 막기 위한 스타게이트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앤스로픽 역시 비슷한 대책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이번 사태가 기술 엘리트와 사회 진출을 앞둔 청년층 사이의 심각한 인식 격차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봅니다.
학자금 대출을 안고 불안정한 취업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졸업생들에게 모든 일자리가 AI로 바뀐다는 말은 기회가 아니라 생존을 위협하는 경고장으로 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두려움에 떠는 청년들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로켓에 타라는 식의 태도는 공감 능력이 결여된 기득권의 강요로 비칩니다.
업계 차원에서도 이는 매우 뼈아픈 경고입니다. 대중, 특히 미래의 주역인 청년 세대 사이에서 AI에 대한 반감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일자리 축소와 지역 전력난 같은 구체적인 현실 문제에 대한 대책 없이 기술적 유토피아만 설파한다면, AI 기업들이 직면할 대중적 저항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2)
- siliconangl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siliconangle.com
- theverge.com(새 탭에서 열림)보도thever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