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인간 한계 넘었다…이론물리학 ‘9루프’ 난제 자율 계산
앤트로픽 연구진은 클로드를 활용해 이론물리학의 난제인 N=4 초대칭 양-밀스 이론의 9루프 산란 진폭을 계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최소한의 개입 하에 수천 달러의 비용과 수일간의 자율 연산만으로 기존 기록을 깼다. 프론티어 과학 계산을 AI가 홀로 완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론물리학계의 오랜 계산 난제가 불과 수천 달러의 AI API 비용 앞에서 풀렸습니다.
물리학자들은 입자의 충돌과 반응 확률을 예측할 때 산란 진폭이라는 공식을 사용합니다. 계산 과정이 워낙 까다롭기 때문에 계산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보정 단계를 한 겹씩 쌓아 올리는데, 이를 '루프(loop)'라고 부릅니다. 루프가 하나 늘어날 때마다 연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합니다. 실제 입자 물리학 계산은 대개 2~3루프에 머물며, 기법을 갈고닦기 위해 사용하는 특수 단순화 모델(N=4 초대칭 양-밀스 이론)에서조차 인류 최고 기록은 SLAC 국립가속기연구소의 Lance Dixon 교수 등이 세운 8루프였습니다.
전직 이론물리학자이자 과학 저술가인 Matt von Hippel은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학계 연구자가 감당할 수 있는 컴퓨터 예산으로 AI가 9루프 계산을 해낼 수 있는지 공개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Anthropic이 9월 25일 블로그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Claude는 이 도전을 받아들여 실제로 9루프 산란 진폭을 계산해 냈습니다.
프롬프트 하나 던져두고 "자고 올게" 맡긴 결과
Anthropic의 물리학자 Liam Fitzpatrick과 Siddharth Mishra-Sharma는 과학 연구용 하네스 플랫폼인 Claude Science에서 Fable 5.1을 활용해 이 문제를 다뤘습니다.
접근 방식은 놀라울 정도로 자율적이었습니다. 연구진은 Claude에게 6입자 9루프 계산 문제를 제시한 뒤, "자러 갈 테니 몇 시간 동안 자리를 비운다. 멈추라고 할 때까지 계속 작업하고 4~6시간마다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는 프롬프트를 남겼습니다. Claude는 사실상 사람의 개입 없이 며칠 동안 연산을 이어갔습니다.
Claude는 기존의 부트스트랩 방식과 폼 팩터를 활용한 간접 방식이라는 완전히 다른 두 가지 경로로 계산을 마쳤습니다. 부트스트랩 계산에는 파이썬 SymPy 패키지가 활용되었으며, 96개 CPU를 1주일 동안 돌리는 데 든 비용은 약 100달러에 불과했습니다. 모델 호출 비용을 합쳐도 경로당 총비용은 1,000~2,000달러 선이었습니다.
이 결과는 이전 기록 보유자인 Dixon 교수에 의해 검증을 거쳐 오류가 없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비슷한 시기 중국과학원의 송허(Song He) 연구팀도 GPT-6를 보조 도구로 삼아 결과의 대부분을 도출했지만, Anthropic의 사례는 AI 에이전트가 계산 전반을 스스로 밀고 나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이번 성과의 본질이 물리학 기록 경신을 넘어 과학 연구의 '가성비 패러다임 변화'에 있다고 봅니다.
연구자들에게 가장 큰 병목은 원리를 몰라서가 아니라, 수식 전개와 계산량이 너무 방대해 현실적인 시간과 연구비를 투입할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Claude는 수천 달러짜리 API 계정과 일반 연구실 수준의 CPU 연산만으로 인간이 몇 년간 넘지 못했던 장벽을 수일 만에 넘길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특히 스도쿠처럼 가능한 후보군을 세워두고 물리적 제약 조건을 대조해 오답을 지워나가는 부트스트랩 방식에 LLM의 코드 작성과 자가 검증 기능을 결합한 전략은 대단히 영리했습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합니다. 연구 대상이 된 N=4 모델은 계산을 쉽게 만들기 위해 대칭성을 극대화한 가상의 '토이 모델'일 뿐 현실의 암흑물질이나 입자 현상을 직접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AI가 새로운 물리 법칙을 스스로 창안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둔 수학적 레일을 충실히 달렸을 뿐이라는 점도 명확합니다. 그럼에도 계산 노가다를 스스로 수행하는 고성능 연구 조교로서의 잠재력은 이미 입증되었습니다.
출처 (1)
- anthropic.com(새 탭에서 열림)원문anthrop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