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스스로 발명할 수 있을까? 'AI 발명자' 특허 기각이 던진 질문
AI 시스템 'DABUS'를 단독 발명자로 내세운 특허 출원이 세계 각국에서 잇따라 기각되면서 기계의 발명 능력을 둘러싼 논쟁이 커졌습니다. 기술 분석에 따르면 문제 모델링부터 개념 선별, 출력물 해석까지 인간의 지도가 필수적이어서 보조 도구에 가깝습니다. 즉 기계의 자율 발명은 아직 현실과 거리가 멉니다.
어느 날 AI가 기발한 설계도를 뽑아냈다면, 인간 엔지니어처럼 특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요?
발명가 스티븐 세일러는 자신이 개발한 신경망 기반 AI 시스템 'DABUS'를 들고 전 세계 특허청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출원 대상은 표면을 프랙털 구조로 만들어 적재와 열전달을 돕는 식품 용기와 프랙털 주기로 점멸해 시선을 끄는 경고등 두 가지였습니다. 세일러는 이 발명들이 전적으로 기계에 의해 자율적으로 생성되었다며 DABUS를 단독 발명자로 기재했습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국가의 특허 당국은 이를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현행 법체계상 발명자는 오직 자연인, 즉 인간이어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기술적으로 뜯어본 '기계 자율 발명'의 민낯
법적인 판단을 넘어, DABUS가 기술적으로 정말 독립적인 발명을 해낸 것일까요?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차근차근 살펴보면 자율적 발명이라는 주장은 세 가지 결정적인 걸림돌에 부딪힙니다.
첫 번째 걸림돌은 문제의 모델링입니다. DABUS는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설계하지 못합니다. 세일러 본인이 시스템에 '용기', '표면', '프랙털' 같은 기본 개념을 직접 주입했습니다. 프랙털 안테나 같은 기존 기술의 성공 사례에서 영감을 얻은 인간이 판을 깔아주지 않았다면 기계는 출발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두 번째 걸림돌은 '인간 멘토'의 지속적인 개입입니다. DABUS는 무수한 개념을 마구잡이로 조합할 뿐이며, 그중 인간에게 의미 있는 것을 골라낸 것은 멘토 역할을 한 세일러였습니다. 기계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면 가지를 치고, 유망한 방향으로 갈 때만 보상 신호를 주며 이끌었습니다. 발명의 핵심인 가치 판단을 인간이 대신 해준 셈입니다.
세 번째 걸림돌은 출력물의 해석입니다. DABUS가 내놓은 결과물은 완성된 설계도가 아니라 조각난 개념망과 불완전한 문장투성이였습니다. '프랙털 병에 담긴 음식과 음료, 표면적 증가, 빠른 열전달' 같은 난해한 파편을 보고 실현 가능한 발명으로 해석해 낸 것은 오랜 경험을 지닌 인간이었습니다.
결국 문제 정의부터 개념 선별, 최종 해석까지 핵심 과정 모두 인간의 손을 거쳤습니다. DABUS를 독립 발명자라고 부르기에는 지나치게 과장된 셈입니다.
왜 중요한가
이번 논란은 생성형 AI를 연구개발에 적극 도입하려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기준점을 제시합니다.
우리는 특허청들이 AI의 단독 발명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 기술 현실에 부합하는 올바른 결정이라고 봅니다. 만약 알고리즘에 발명자 지위를 부여한다면, 막대한 컴퓨팅 파워를 동원해 생성한 저품질 특허 출원이 쏟아져 나와 지식재산권 생태계 자체가 마비될 위험이 큽니다.
연구자와 기업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AI를 경쟁자가 아닌 유능한 도구로 바라보는 일입니다. AI는 아이디어의 조합 공간을 빠르게 넓혀줄 수 있지만, 가치 있는 문제를 찾아내고 노이즈 속에서 진짜 혁신을 알아보며 이를 구현하는 최종 열쇠는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출처 (2)
- cacm.acm.org(새 탭에서 열림)원문cacm.acm.org
- cgi.cse.unsw.edu.au(새 탭에서 열림)보도cgi.cse.unsw.edu.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