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그린 그림인데 "AI 같다"며 레딧서 퇴출당한 전문 화가
전문 화가 Ben Moran이 레딧 r/Art에 올린 직접 그린 일러스트가 AI 작업물로 오해받아 영구 차단당했다. 작가가 포토샵 작업 파일과 스케치를 제출하며 해명했으나, 관리자는 "직접 그렸더라도 AI 같으니 화풍을 바꿔라"라며 번복을 거부해 거센 반발을 샀다.

인공지능이 인간 화가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사람이 직접 그린 그림이 AI로 오인받아 예술 커뮤니티에서 퇴출당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습니다.
베트남 Kart Studio의 리드 아티스트인 Minh Anh Nguyen Hoang(활동명 Ben Moran)은 2주 전 판타지 소설 표지 후보로 작업한 작품 A Muse in Warzone을 미국 최대 커뮤니티 레딧의 r/Art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은 AI 생성물 및 저품질 콘텐츠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즉시 삭제되었고, Moran은 영구 활성 차단 처분을 받았습니다.
화풍을 바꾸라는 황당한 통보
오해라고 판단한 Moran은 관리자에게 정중하게 문의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믿기 힘들 정도로 차가웠습니다.
관리자는 믿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설령 직접 그렸더라도 명백한 AI 프롬프트 스타일이라 의미가 없으며, 진지한 예술가라면 화풍을 바꿔야 한다고 쏘아붙였습니다. 아무도 AI가 아니라는 말을 믿지 않을 것이고, AI가 몇 초 만에 할 수 있는 일에 몇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는 조롱 섞인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Moran에게는 작업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포토샵 레이어 원본 파일과 스케치라는 명확한 증거가 있었습니다. 작품 속 캐릭터의 손가락 역시 당시 AI 특유의 뭉개짐 없이 매우 정교했습니다.
쏟아지는 반발에도 요지부동인 관리진
이 사실이 알려지자 커뮤니티는 폭발했습니다. 수많은 이용자가 관리진의 횡포를 규탄하며 몰려들었고, 거센 항의를 감당하지 못한 r/Art 게시판은 몇 시간 동안 비공개로 전환되기도 했습니다.
게시판이 다시 열린 뒤에도 관리진의 무고한 제재를 비판하는 항의 게시물이 12만 5천 개 이상의 추천을 받으며 논란은 이어졌습니다.
Motherboard와의 인터뷰에서 관리진은 자신들이 무급 자원봉사자라 격한 반응을 보일 때가 있다며 인간적인 실수였음을 에둘러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처분을 번복하면 악성 트롤들에게 커뮤니티 운영을 내주는 꼴이 된다며 영구 차단 조치를 끝내 철회하지 않았습니다.
더욱 씁쓸한 점은 정작 Moran 본인이 AI 아트를 강하게 반대해 온 창작자라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그가 과거 아트스테이션에 올렸던 작업물들은 AI 학습 데이터로 무단 수집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왜 중요한가
이번 사건은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공포와 적대감이 무고한 창작자를 겨냥한 마녀사냥으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상업 일러스트 화풍을 대량 학습한 AI가 널리 보급되자, 정작 오랜 시간 기술을 연마해 온 인간 아티스트가 AI스럽다는 주관적 낙인 때문에 배척당하는 역설이 발생했습니다. 원본 작업 파일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내밀어도 화풍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태도는 일선 창작자들에게 너무 가혹한 입증 책임을 떠넘기는 일입니다.
또한 플랫폼 커뮤니티의 자정 작용 실패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관리자가 권위를 지키기 위해 명백한 오판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인간의 예술을 지키겠다며 세운 규정이 역설적으로 인간 창작자의 자리를 빼앗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결국 AI의 발전보다 더 경계해야 할 것은 기술 판별을 핑계로 인간 사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극단적인 배타성이라고 봅니다.
출처 (1)
- pcgamer.com(새 탭에서 열림)원문pcgam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