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동의 없는 AI 학습 논란: 애플과 핀더웨이, 음성 데이터 이용 전면 중단
오디오북 유통 플랫폼 핀더웨이와 애플이 성우 노동조합 SAG-AFTRA의 반발에 부딪혀 조합원 녹음 파일의 머신러닝 학습 활용을 전면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계약서에 숨겨진 조항으로 성우 목소리가 AI 훈련에 쓰인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거센 반발을 샀고, 양측은 데이터 폐기 및 보상 방안을 추가 협의 중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 먹고사는 성우에게, 그 목소리가 자신을 대체할 인공지능(AI)을 훈련하는 데 몰래 쓰였다는 사실만큼 등골이 서늘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텍사스에서 300권이 넘는 오디오북을 녹음해 온 전문 성우 게리 펄롱은 이번 달 초 자신의 우려가 현실이 되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대형 오디오북 유통 플랫폼인 파인드어웨이 보이스의 유통 계약서에 오디오북 파일을 애플의 머신러닝 훈련 및 모델 개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파인드어웨이는 지난해 6월 스포티파이에 인수된 바 있습니다.
계약서 구석에 숨겨진 머신러닝 조항
이 사실이 알려지자 성우들과 작가들 사이에서는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애플이 지난 1월 알고리즘이 낭독하는 첫 오디오북 서비스를 선보인 직후였기에, 자신들의 목소리가 이 기술 개발에 무단으로 쓰였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극에 달했습니다.
특히 기형적인 계약 구조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유통 플랫폼과 계약을 체결하는 주체는 성우가 아니라 원작 저작권을 가진 작가입니다. 펄롱과 함께 작업한 작가 이소벨 스타링은 증오 발언이나 음란물 금지 조항 아래 숨겨진 머신러닝 조항을 뒤늦게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스타링은 사전 고지도, 별도의 보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스타링은 작가가 가진 것은 오디오북 제작에 대한 저작권일 뿐 성우의 목소리 자체에 대한 권리가 아니기에 이는 명백히 부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캔자스시티의 성우 앤디 가르시아-루즈 역시 자신들을 대체하려는 도구를 훈련하기 위해 목소리가 쓰였다는 점에 큰 배신감을 토로했습니다.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인 SAG-AFTRA가 개입하면서 상황은 이번 주 반전을 맞았습니다. 노조가 조합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따르면 애플과 파인드어웨이는 영향을 받는 노조원의 오디오 파일에 대한 머신러닝 활용을 즉각 중단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번 중단 조치는 관행이 시작된 시점의 모든 과거 파일까지 소급 적용됩니다. 노조 측은 접근 차단을 확인하고 안전한 데이터 보관과 적절한 보상 기준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으나, 스포티파이와 애플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오디오북 시장과 데이터 쟁탈전
빅테크 기업들이 오디오북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종이책과 전자책 매출이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반면, 오디오북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사람이 직접 낭독하는 오디오북은 제작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듭니다.
구글은 이미 2020년에 무료 합성 낭독 기능을 선보였고, 애플 역시 1월 서비스 출시 당시 소규모 출판사의 제작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문제는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합성 음성을 만들려면 방대한 양의 고품질 음성 데이터가 필수적이라는 점입니다. 전미 성우 협회의 팀 프리드랜더 회장은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산업 전반에서 창작자의 동의 없이 AI 훈련 권한을 가로채는 계약 관행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이번 사건은 플랫폼에 올라간 창작물이 본래 목적과 무관하게 빅테크의 AI 훈련 데이터로 손쉽게 전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우리가 보기에 애플과 파인드어웨이의 대처는 명백한 실착이었습니다. 도서 유통 계약의 부속 조항 속에 옵트아웃 방식의 머신러닝 조항을 숨겨두고, 정작 목소리의 실제 주인인 성우를 계약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한 것은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 큰 허점을 드러낸 처사입니다. 노조의 공식 항의가 있고 나서야 슬그머니 과거 데이터까지 소급해 중단한 태도 역시 신뢰를 깎아내렸습니다.
산업 전반으로 보면, 이번 사태는 AI 훈련용 데이터 확보 방식에 엄격한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음을 뜻합니다. 플랫폼이 유통 권한을 빙자해 데이터를 무단 수집하던 관행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음성 AI 시장에서는 명시적인 사전 동의와 별도의 데이터 사용료 지급이 콘텐츠 유통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2)
- 12ft.io(새 탭에서 열림)원문12ft.io
- wired.com(새 탭에서 열림)보도wired.com
토픽 추적Apple AI 오디오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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