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연구 장비 직접 제어하는 하드웨어 표준 'MHS' 공개
앤트로픽이 AI 에이전트가 실험실과 공장 장비를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는 표준 규격 'MHS'의 리서치 프리뷰를 공개했다. HHMI 자넬리아와 공동 개발했으며, 장비 연동 기간을 수주에서 수 시간으로 단축한다. 향후 안전성 평가를 거쳐 오픈소스로 공개할 예정이다.

바이오 실험실에서 액체 분주기와 로봇 팔을 연동하려면 장비마다 제각각인 규격 때문에 엔지니어가 몇 주 동안 매달려 전용 소프트웨어를 짜야 했습니다. Anthropic이 이 번거로운 하드웨어 통합 작업을 AI로 해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Anthropic은 8월 27일, AI 에이전트가 실험실과 제조 장비를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 개방형 규격인 Model Hardware Standard(MHS)의 리서치 프리뷰를 공개했습니다.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HHMI) 자넬리아 리서치 캠퍼스와의 협력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장비 연동에 걸리는 시간을 몇 주에서 단 몇 시간, 길게는 몇 분 수준으로 줄여줍니다.
대화로 장비 스펙을 가르치고 코드로 묶는다
MHS의 핵심은 표준 드라이버입니다. 온도 읽기나 설정 같은 단순한 기본 명령어로 하드웨어를 제어하며,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를 자동으로 감지합니다.
특히 장비의 특성을 학습시키는 방식이 눈에 띕니다. 로봇 팔의 무게나 위험 한계치처럼 매뉴얼에만 적혀 있던 정보를 연구원이 자연어로 입력하거나, 에이전트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등록할 수 있습니다. MHS 드라이버는 이를 바탕으로 안전 한계선과 측정 가능 범위가 담긴 참조 문서를 자동으로 만들어 에이전트에 전달합니다.
제어 인터페이스로는 Model Context Protocol(MCP), 명령줄(CLI), 코드 파일(API)을 지원합니다. 테스트 과정에서 Claude는 실제 과학자처럼 행동했습니다. 레이저를 미세하게 조정한 뒤 카메라 영상으로 빔의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인과관계를 파악하자마자 이를 확정적인 파이썬 스크립트로 묶어 단 한 번의 명령으로 실행되도록 만들었습니다. 매 단계마다 대규모 추론을 거치지 않아도 되게끔 스스로 자동화 코드를 짠 셈입니다.
초기 적용 사례도 구체적입니다. 카네기멜런대학교 연구진은 서로 호환되지 않는 PC 세 대에 분산된 장비들을 연결해 용량 반응 곡선 실험 속도를 3배 빠르게 마쳤습니다. 중성 원자 기반 양자 컴퓨터를 만드는 QuEra에서는 레이저 잠금 복구 작업의 99.3%를 사람 개입 없이 에이전트가 자율 처리했습니다. AWS, Tecan, 두산로보틱스, 퀴아젠 등 주요 장비 및 클라우드 기업들이 지원에 나섰으며, 안전성 평가가 끝나는 대로 오픈소스로 풀릴 예정입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Anthropic이 소프트웨어 도구 연동 표준인 MCP에 이어, 물리적 하드웨어 영역까지 표준 선점의 판을 영리하게 깔았다고 봅니다. 데스크톱 화면 안에서 코딩을 돕던 AI를 현실 연구실의 실험 진행자로 확장하려는 시도입니다.
신약 개발이나 재료 과학 분야 연구자에게는 상당한 기회입니다.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만 갖춰져 있다면 기존의 값비싼 분석 장비들을 야간에도 쉬지 않는 자율 실험실로 탈바꿈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재는 제한된 연구 프리뷰 단계이므로, 당장 실험실 파이프라인 전체를 뜯어고치기보다는 기술적 성숙도를 지켜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특히 에이전트가 탐색 과정을 거친 뒤 최종 동작을 결정론적 스크립트로 굳혀 실행하도록 만든 구조는 매우 영리합니다. 물리 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속도와 재현성을 챙기면서 토큰 비용도 아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오작동의 대가입니다. 화면 안에서의 환각은 취소 버튼을 누르면 그만이지만, 분주기가 위치를 잘못 잡거나 레이저 출력을 잘못 건드리면 수억 원대 기기가 파손되거나 귀중한 생체 샘플이 오염됩니다. 엄격한 안전성 검증을 거친 뒤 오픈소스화하겠다는 방침이 실제 실험 환경의 위험을 얼마나 빈틈없이 막아낼 수 있을지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1)
- anthropic.com(새 탭에서 열림)원문anthrop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