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AI 넷플릭스' 페이블에 투자…텍스트로 애니메이션 만드는 쇼러너 출시
아마존 알렉사 펀드의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페이블이 AI 애니메이션 제작 플랫폼 쇼러너(Showrunner)를 공개 출시했다.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애니메이션 에피소드를 생성하고 자신을 캐릭터로 넣을 수 있으며, 현재 디스코드를 통해 무료로 제공된다.

몇 줄의 텍스트만 입력하면 나만의 TV 애니메이션 한 편이 통째로 완성되는 플랫폼이 공개되었습니다.
AI로 생성한 비공식 '사우스 파크' 에피소드로 80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모았던 미국 스타트업 페이블 스튜디오(Fable Studio)가 AI 기반 TV 쇼 제작 플랫폼 '쇼러너(Showrunner)'를 공식 출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아마존의 벤처 투자 부문인 알렉사 펀드(Alexa Fund)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습니다.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직원 15명 규모의 페이블은 쇼러너를 'AI계의 넷플릭스'라고 부릅니다. 사용자가 텍스트 프롬프트를 몇 단어 입력하기만 하면 특정 장면이나 에피소드 전체를 처음부터 만들거나 다른 사람이 만든 세계관을 이어받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빅테크와의 '실사 경쟁' 대신 애니메이션 선택
쇼러너는 현재 디스코드(Discord)를 통해 접속할 수 있습니다. 약 1만 명의 사용자가 참여한 비공개 알파 테스트를 거쳐 이번에 일반에 문을 열었습니다.
현재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향후에는 월 10~20달러 수준의 구독료를 내고 수백 개의 장면을 제작할 수 있는 크레딧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생성된 영상의 시청은 무료이며 유튜브 등 외부 플랫폼에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오픈AI, 구글, 메타 등이 초실사 동영상 생성에 매달리는 것과 달리 쇼러너는 애니메이션에만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에드워드 사치(Edward Saatchi) 페이블 CEO는 거대 빅테크들과 실사 비디오 생성으로 정면 대결을 벌이는 것은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실사 영상에 비해 컴퓨팅 비용이 훨씬 적게 들기 때문에, 자체 개발한 SHOW-2 모델을 서사 구조와 캐릭터 통제에 집중시킬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1회성 시트콤에 최적화… "내가 주인공인 만화"
공개와 함께 두 편의 오리지널 쇼가 기본 제공됩니다. 샘 올트먼, 일론 머스크 등 실리콘밸리 기술 거물들을 풍자하는 '패밀리 가이' 스타일의 코미디 '엑시트 밸리(Exit Valley)'와, 이케아로 가던 중 크게 싸운 부부가 낯선 세계로 전이되는 '에브리싱 이즈 파인(Everything Is Fine)'입니다.
알파 테스트 과정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은 기능은 다름 아닌 '자신을 캐릭터로 넣는 것'이었습니다. 사진 한 장만 업로드하면 본인이나 친구를 애니메이션 속 등장인물로 손쉽게 출연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계도 명확합니다. 사치 CEO는 현재의 AI가 '브레이킹 배드'나 '왕좌의 게임'처럼 수십 편에 걸쳐 이어지는 서사를 유지할 수는 없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매 에피소드마다 상황이 초기화되는 시트콤이나 수사물 형태에 가장 적합하다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캐릭터가 고유한 성격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서사 안전장치도 탑재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쇼러너의 전략은 영리해 보입니다. 감당하기 힘든 실사 렌더링 비용 경쟁을 피하고, 생성형 AI의 가장 취약한 지점인 '캐릭터 외형 유지'와 '연속된 서사 연출'에 먼저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일반 창작자나 팬들에게는 진입 장벽을 파격적으로 낮춰주는 도구입니다. 복잡한 그래픽 툴을 다루지 못해도 몇 번의 텍스트 입력만으로 패러디물이나 짧은 개그 애니메이션을 직접 제작하고 본인을 주인공으로 세울 수 있습니다.
다만 본질적인 의문은 남습니다. 일반 대중이 과연 직접 이야기를 쓰는 수고를 감수하려 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사치 CEO는 과거 메타의 오큘러스 스토리 스튜디오를 이끌었지만 인터랙티브 VR 콘텐츠의 대중화 실패를 겪은 바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청자는 편안히 앉아 잘 만들어진 이야기를 소비하길 원하지, 직접 연출을 고민하는 능동적 피로감을 원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페이블은 현재 디즈니를 비롯한 주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과 IP 라이선스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만약 검증된 인기 IP 세계관에서 팬들이 합법적으로 2차 창작 에피소드를 만들고 소비할 수 있게 된다면, 미디어 스트리밍 생태계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출처 (1)
- variety.com(새 탭에서 열림)원문variet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