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나노미터 정밀도로 암세포와 바이러스 감염 찾아내는 AI 'AINU' 개발
국제 연구진은 초고해상도 현미경 이미지를 분석하는 AI 'AINU'를 발표했다. 머리카락 굵기의 5000분의 1에 불과한 20나노미터 크기의 세포핵 변화를 감지해, 암세포 판별은 물론 감염 1시간 만에 바이러스를 포착한다. 분자 수준의 안면인식 기술과 같지만, 임상 적용을 위해선 특수 장비 한계를 풀어야 한다.

우리가 병원에서 바이러스 감염이나 암 진단을 받을 때는 대개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거나 체내에 눈에 띄는 병변이 생긴 뒤입니다.
하지만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직후의 극초기 단계에서 이를 잡아내는 인공지능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스페인 게놈규제센터(CRG), 바스크대학교, 중국 광둥성의민병원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를 통해 나노 단위 수준에서 세포 핵을 스캔하는 딥러닝 모델 'AINU'를 공개했습니다.
분자 수준에서 작동하는 세포 핵 '얼굴 인식'
사람 머리카락의 굵기는 약 10만 나노미터입니다. 이번에 개발된 AINU는 머리카락 굵기의 5000분의 1 수준인 20나노미터 크기의 세포 내부 구조 변화까지 감지합니다.
일반 광학 현미경으로는 이 정도의 초미세 영역을 볼 수 없습니다. 연구진은 초고해상도 현미경 기술인 STORM을 사용해 세포핵의 고화질 나노 스냅샷을 촬영했습니다.
AINU는 스마트폰 얼굴 인식이나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합성곱 신경망(CNN) 기반 모델입니다. 세포핵 내부의 구성 요소들이 3차원 공간에 어떻게 배열되어 있는지를 스스로 학습해 정상 세포와 암세포를 정확하게 분류합니다.
가장 놀라운 점은 바이러스 감염 감지 속도입니다. 단순포진 바이러스 1형(HSV-1)에 감염된 지 불과 1시간 만에 세포핵 내 DNA 응축 구조의 미세한 변화를 포착해 감염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AINU는 분화 능력을 지닌 만능 줄기세포를 식별하는 데도 뛰어난 성능을 보였습니다. 기존에는 고품질 줄기세포를 검증하기 위해 동물 실험을 거쳐야 했으나, AINU를 활용하면 형광 염색된 시료 분석만으로 평가가 가능해져 연구 속도를 높이고 동물 실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실제 병원 도입까지 남은 과제
이 기술이 임상 현장에서 바로 환자 진단에 쓰이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첫째는 장비의 높은 진입장벽입니다. STORM 현미경은 고가의 특수 장비로, 현재는 첨단 연구기관에서만 주로 운용되고 있어 일반 병원 도입이 어렵습니다.
둘째는 처리 용량 문제입니다. 현재 STORM 기술은 한 번에 소수의 세포만 촬영할 수 있습니다. 환자 혈액이나 조직에서 질병 유무를 빠르게 판정해야 하는 임상 환경에서는 훨씬 많은 수의 세포를 한 번에 검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AINU가 질병 진단의 시점을 '증상 발현 이후'에서 '분자 구조 변형 즉시'로 완전히 끌어당겼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일반 환자가 지금 당장 병원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바이러스 연구진과 치료제 개발자에게는 즉시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합니다. 바이러스 감염 1시간 만의 반응을 추적할 수 있다면 신약 후보 물질의 효능을 빠르게 검증할 수 있고,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공정도 크게 단축할 수 있습니다.
의료 AI 산업 측면에서도 AINU의 방향성은 돋보입니다. 기존 대다수 의료 AI가 의사가 보던 CT나 엑스레이 판독을 보조하는 수준이었다면, AINU는 인간의 눈으로는 물리적으로 볼 수 없는 나노미터 영역을 해석하는 새로운 탐색 도구 역할을 합니다.
다만 알고리즘의 성과와 별개로, 지나치게 높은 하드웨어 의존도는 뚜렷한 약점입니다. 소프트웨어는 손쉽게 배포할 수 있지만 초고해상도 현미경의 소형화와 처리 속도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기술의 혜택은 당분간 연구실 안에 머물 가능성이 큽니다.
출처 (2)
- medicalxpress.com(새 탭에서 열림)원문medicalxpress.com
- crg.eu(새 탭에서 열림)보도crg.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