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가려도 안 깨지는 틱톡 필터 'Bold Glamour', 생성형 AI 의혹
더 버지 보도에 따르면 틱톡의 'Bold Glamour' 필터가 손으로 가려도 깨지지 않는 정교함으로 900만 건 넘게 쓰이며 화제를 모았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실시간 GAN 기술을 지목하지만 틱톡은 공식 확인을 피하고 있다. 현실과 구분하기 힘든 극단적 보정이 외모 강박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크다.

최근 틱톡을 넘겨보다 보면 카메라 속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도저히 나 같지 않다며 당황해하는 영상을 한 번쯤 봤을 것입니다.
화제의 중심에 선 기능은 바로 Bold Glamour 필터로, 공개 직후 이미 900만 개가 넘는 영상에 쓰였습니다. 기존 뷰티 필터는 얼굴 앞으로 손을 흔들면 효과가 찌그러지거나 튕겨 나가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이 필터는 손을 가져다 대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자연스러운 윤곽과 매끄러운 피부를 유지합니다.
언론에서 심리전이나 공포라는 표현까지 쓰며 반응하고 있지만, 틱톡 측은 이 필터에 생성형 AI가 쓰였는지 묻는 외신의 확인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3D 스티커를 넘어 실시간 신경망으로
스냅챗과 인스타그램 필터를 제작해 온 증강현실 컨설턴트 Luke Hurd는 전통적인 필터가 2D 카메라 입력을 과장된 3D 얼굴 마스크에 덮어씌우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합니다. 얼굴이 가려지면 3D 좌표를 놓쳐 화면이 깨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반면 Bold Glamour는 생성적 적대 신경망, 즉 GAN 기술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개의 신경망이 맞붙어 원본 얼굴과 틱톡이 바꾸려는 이상적인 스타일을 실시간으로 비교하고 합성해 내는 원리입니다. 이를 영상 프레임 속도로 빠르게 처리하면서 손으로 가려도 깨지지 않는 자연스러움을 구현해 냈습니다.
UC 샌디에이고의 Memo Akten 조교수는 이러한 기술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며 PC에서는 딥페이크로 이미 쓰이던 방식이라고 짚었습니다. 진짜 놀라운 부분은 엔지니어링으로, 수십억 대의 모바일 기기에서 전문 지식 없이도 실시간으로 매끄럽게 돌아가도록 최적화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틱톡은 지난 2월 22일 필터 제작 도구인 Effect House를 업데이트하며 눈썹 지우기, 입술 내밀기, 미소 짓기 등 실시간 생성형 AI 효과를 크리에이터들에게 개방한 바 있습니다.
거울을 의심하게 만드는 완벽한 보정의 그늘
기술적 완성도와 별개로 이용자들의 자존감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AR 크리에이터 Spencer Burnham은 이제 증강현실을 넘어 현실을 대체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신체이형장애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연스러운 피부를 긍정하는 #poresnotflaws 운동을 이끄는 Joanna Kenny는 필터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효과를 껐을 때 자신이 못생겨 보였다는 감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연구 결과들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시티 런던 대학교의 2021년 연구에 따르면 여성 및 논바이너리 응답자의 94%가 외모에 대한 압박감을 느꼈고, 90%는 필터나 보정을 사용한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인지 연구 저널의 2017년 논문에 따르면 사람들은 조작된 이미지를 60~70% 정도만 분별해 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2021년 폭로했듯 메타 역시 인스타그램이 10대 소녀 3명 중 1명의 외모 자존감을 해친다는 사실을 내부적으로 이미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경계가 사라진 실시간 필터는 이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왜 중요한가
이 필터는 초경량 온디바이스 생성형 AI가 대중 서비스에 안착했을 때 어떤 파괴력을 가지는지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일반 이용자 입장에서는 전문가용 소프트웨어 없이도 완벽한 외모 보정을 실시간으로 누릴 수 있게 되었지만, 진짜 내 얼굴과 알고리즘이 빚어낸 가상 외모 사이의 괴리감은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소셜 플랫폼 업계 관점에서는 필터 생태계의 패러다임이 뒤바뀌었습니다. 스냅챗이나 인스타그램이 수년간 다듬어 온 3D 메시 추적 기반 필터들은 하루아침에 구시대 유물처럼 보이게 되었습니다. 이제 플랫폼 경쟁은 실시간 딥페이크급 신경망을 모바일에서 얼마나 가볍게 구동하느냐의 엔지니어링 싸움으로 넘어갔습니다.
우리는 틱톡이 기술 적용 여부에 대해 입을 다무는 태도가 무책임하다고 봅니다. 필터가 현실과의 경계를 완전히 지워버릴 정도로 정교해졌다면, 플랫폼은 이것이 AI로 생성된 결과물임을 투명하게 밝히고 정신건강에 미칠 충격을 완화할 안전장치를 먼저 마련해야 합니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결국 플랫폼에 대한 불신과 규제 압박만 키울 뿐입니다.
출처 (1)
- theverg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hever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