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대 AI 드론 '스위프트', 인간 세계 챔피언 꺾고 0.5초 앞서
취리히 대학과 인텔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 비행 AI '스위프트'가 FPV 드론 레이싱 경기에서 인간 세계 챔피언 3명을 꺾었다. 자체 센서와 심층 강화학습만으로 실시간 비행하며 인간 최고 랩타임보다 0.5초 앞선 최고 기록을 냈다. 다만 조명 변화 등 훈련 외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은 여전히 인간 조종사가 우위에 있다.

1996년 IBM 딥블루가 체스에서 승리하고 2016년 알파고가 바둑을 정복한 데 이어, 인공지능이 마침내 물리적인 현실 스포츠에서도 인간 챔피언을 넘어섰습니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와 인텔 연구진은 1인칭 시점(FPV) 드론 레이싱에서 세계 챔피언 3명을 꺾은 자율 비행 AI 시스템 '스위프트(Swift)'를 공개했습니다. 관련 연구 결과는 8월 31일 네이처에 실렸습니다.
맞대결 상대는 2019년 드론 레이싱 리그 챔피언 알렉스 바노버, 2019년 MultiGP 챔피언 토마스 비트마타, 스위스 챔피언십 3회 우승자인 마빈 셰퍼였습니다.
경기는 취리히 인근 뒤벤도르프 공항 격납고에 마련된 25x25m 특설 트랙에서 치러졌습니다.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7개 게이트를 순서대로 통과해야 했으며, 기체를 반회전한 뒤 최대 출력으로 급강하하는 스플릿S 같은 고난도 곡예 비행 구간도 포함됐습니다.
결과는 스위프트의 완승이었습니다. 인간 조종사의 최고 기록보다 0.5초 앞선 대회 최고 랩타임을 기록하며 여러 차례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외부 트래커 없이 온보드 센서만으로 주행
그동안 자율비행 드론은 천장에 수많은 모션 캡처 카메라를 달아 위치를 보정해주지 않으면, 인간 조종사보다 완주하는 데 2배 이상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스위프트는 이 같은 외부 보조 장치를 완전히 걷어냈습니다. 인간 조종사와 마찬가지로 기체에 탑재된 단일 카메라와 내부 관성측정장치(IMU)가 수집하는 데이터만으로 실시간 비행 결정을 내립니다.
기체 내부에는 두 개의 심층 신경망이 작동합니다. 하나는 카메라 영상을 통해 공간 내 드론의 위치를 파악하고 게이트를 감지하며, 다른 하나는 랩타임을 최소화하는 최적의 제어 명령을 계산합니다.
학습 효율도 매우 뛰어났습니다. 강화학습 기반 시뮬레이터에서 1개월치 비행 데이터를 학습하는 데 일반 데스크톱 PC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실제 비행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시뮬레이터에 반영해 가상과 현실 간의 오차를 최소화했습니다.
빠른 속도 반면, 환경 변화 적응력은 인간이 앞서
하지만 완전한 승리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연구진은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만큼은 여전히 인간 조종사가 월등하다고 밝혔습니다.
스위프트는 학습 데이터 범위를 벗어난 환경에 취약했습니다. 예컨대 격납고 내부 조명이 너무 강해지는 등 사소한 환경 변화만 발생해도 경로를 이탈하며 실패했습니다.
취리히대 다비데 스카라무차 교수는 드론이 공중에 떠 있는 것 자체에 배터리를 대부분 소모하기 때문에, 비행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실질적인 운용 효율을 높이는 열쇠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기술은 향후 화재 건물 수색, 산림 감시, 영화 고속 액션 촬영 등에 폭넓게 응용될 전망입니다.
왜 중요한가
정해진 룰이 있는 디지털 보드게임을 벗어나, 복잡한 공기역학과 센서 딜레이가 존재하는 물리 세계에서 AI가 인간의 반사신경을 제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수천만 원대의 외부 모션 트래커 장비 없이, 보급형 카메라 센서와 1시간 남짓의 PC 시뮬레이션 학습만으로 챔피언 수준의 제어를 구현했다는 점은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진영에 큰 시사점을 줍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즉시 현장에 투입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조명이 조금만 바뀌어도 추락하는 취약점은, 통제되지 않은 야외 환경이나 재난 현장에서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보기에 피지컬 AI의 다음 경쟁은 '누가 더 빠른 랩타임을 찍는가'가 아니라, '예기치 못한 돌풍이나 빛 번짐을 마주했을 때 인간처럼 유연하게 자세를 바로잡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출처 (1)
- news.uzh.ch(새 탭에서 열림)원문news.uzh.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