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닝, AI 크롤러 차단 도구 '쿠두루' 출시: 엉뚱한 이미지로 '데이터 중독' 반격까지
스타트업 스포닝이 AI 모델 학습용 무단 크롤링을 막는 방어 도구 '쿠두루(Kudurru)'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LAION-5B 데이터셋 수집 IP를 추적해 차단하거나, 요청된 원본 대신 엉뚱한 이미지를 전송해 학습 데이터를 오염시키는 '독 넣기' 기능을 제공한다.

생성형 AI가 단 몇 분 만에 정교한 이미지를 쏟아내는 모습은 기술적 경이로움으로 포장됐지만, 창작자들의 시선은 차가웠습니다. 자신의 그림과 사진이 아무런 허락이나 보상 없이 거대 모델의 학습 재료로 빨려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발한 창작자 진영에서 크롤러를 직접 차단하고 데이터를 오염시키는 실력 행사에 나섰습니다.
자신의 저작물이 AI 학습에 쓰였는지 조회하는 사이트 Have I Been Trained를 만든 스타트업 Spawning이 신규 방어 도구 Kudurru를 공개했습니다. 이름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토지 경계와 소유권을 표시하던 경계석에서 따왔습니다.
미끼 사이트로 추적하고, 중지 사진으로 역공한다
AI 모델이 학습용 이미지를 모을 때는 보통 인터넷을 긁어모으는 스크래핑을 거칩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LAION-5B 데이터셋 역시 이미지 원본이 아니라 수십억 개의 웹 주소 목록으로 구성되어 있어, 개발사는 해당 주소로 직접 접속해 이미지를 내려받아야 합니다.
Spawning은 바로 이 지점을 노렸습니다. LAION-5B에 등록된 이미지를 호스팅하는 가짜 미끼 웹사이트 1,000여 개를 운영하며 수집 시도를 포착하고, 크롤러 IP 주소를 실시간 블랙리스트로 작성합니다. 지난 7월 내부 테스트에서는 LAION-5B를 내려받던 모든 다운로드 시도를 약 2시간 동안 완전히 마비시키기도 했습니다. 관측된 스크래핑 활동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국가는 중국이었습니다.
Kudurru를 설치한 창작자는 두 가지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수집 IP를 완전히 차단해 내려받지 못하게 하거나, 요청받은 파일 대신 전혀 엉뚱한 이미지를 돌려보내는 데이터 오염 기법을 쓰는 것입니다. Spawning 측은 가운데손가락을 든 사진을 반복해서 반환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오염이 누적되면 AI 모델은 특정 작가의 화풍 프롬프트에 엉뚱하거나 모욕적인 제스처를 결합해 학습하게 됩니다.
무료 도구의 등장과 근본적 한계
기존에도 DataDome 같은 봇 차단 전문 기업이 있었고, 고객사의 70%가 ChatGPT 등 AI 크롤러 차단을 요청할 만큼 수요가 높았지만 수수료가 비싸 개인이 쓰기는 어려웠습니다. 시카고 대학이 발표한 Glaze는 이미지 자체에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를 입히는 방식이었지만, Kudurru는 네트워크 단에서 직접 차단하는 워드프레스 베타 플러그인 형태로 일반인에게 무료 배포됩니다.
하지만 창작자 단체에서는 이것이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긋습니다. 작가 Molly Crabapple은 거대 기업이 훔쳐 가는 저작물을 지키기 위해 피해자가 두더지 잡기 게임을 하도록 짐을 떠넘겨서는 안 되며, 입법을 통한 규제만이 답이라고 지적합니다. 주요 AI 기업들이 제각기 흩어진 옵트아웃 방식을 내놓으며 창작자들을 지치게 만드는 점도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왜 중요한가
개인 창작자 입장에서 Kudurru는 블로그나 포트폴리오 사이트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자구책입니다. 특히 워드프레스를 사용하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나 사진가라면 비용 부담 없이 무료 플러그인을 설치해 무단 크롤링을 쳐낼 수 있습니다.
업계 차원에서는 AI 개발사들의 무차별적인 데이터 수집 관행에 실질적인 비용 폭탄을 안길 수 있습니다. 웹 곳곳에서 Kudurru를 통한 데이터 오염이 발생하면 모델 학습 후 정제 작업에 막대한 리소스가 들어가기 때문에, 기업들도 출처 불분명한 대규모 크롤링을 재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Kudurru가 수동적 방어를 넘어 데이터 오염이라는 공격 카드를 꺼내 든 점을 매우 영리한 전략으로 봅니다. 다만 상대가 IP 주소를 바꾸거나 새로운 우회 경로를 파고들면 쉽게 무력화될 수 있고, 텍스트 스크래핑에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기술적 한계도 분명합니다. 결국 Kudurru는 최종 해결책이라기보다는, 법적 동의 제도가 자리 잡기 전까지 빅테크의 독주에 제동을 거는 유효한 방어막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1)
- wired.com(새 탭에서 열림)원문wired.com
토픽 추적AI 스크레이핑에 맞서는 예술가들의 기술적 저항
- AI 학습으로부터 창작물 보호하는 법: 옵트아웃 신청부터 노이즈 방어까지
- AI 무단 학습 망치는 '데이터 독' 도구 나이트셰이드 정식 배포
- 예술가들의 AI 무단 학습 반격, 시카고대 '나이트셰이드' 공개
- 스포닝, AI 크롤러 차단 도구 '쿠두루' 출시: 엉뚱한 이미지로 '데이터 중독' 반격까지이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