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시크릿 인베이젼' AI 오프닝 논란…제작사 "아티스트 일자리 대체 안 해"
디즈니+ 마블 신작 '시크릿 인베이젼'의 AI 오프닝 영상을 두고 비판이 일자, 제작사인 메소드 스튜디오가 공식 해명에 나섰다. 스튜디오 측은 이번 작업에서 AI는 여러 도구 중 보조 수단으로만 쓰였을 뿐이며, 기존 아티스트와 애니메이터의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고 전통적인 제작 공정과 협업했다고 밝혔다.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시리즈 '시크릿 인베이젼'이 디즈니+에서 공개되자마자, 본편보다 오프닝 시퀀스를 둘러싼 논란으로 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이 드라마는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외계인이 인류 사회에 잠입했다는 설정을 다룹니다. 오프닝 역시 기괴하게 일그러지고 변형되는 인물들의 얼굴을 몽환적으로 담아냈는데, 방송 직후 이 영상이 생성형 AI로 제작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SNS를 중심으로 아티스트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해당 오프닝을 직접 제작한 시각효과 제작사 메서드 스튜디오(Method Studios)가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를 통해 공식 해명에 나섰습니다.
감독의 인터뷰가 키운 불안감
이번 논란의 도화선은 '시크릿 인베이젼'의 연출과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알리 셀림 감독의 인터뷰였습니다.
셀림 감독은 폴리곤과의 인터뷰에서 오프닝에 AI가 쓰인 점을 인정하며, 자신은 기술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저 아이디어와 키워드를 던져주면 컴퓨터가 무언가를 만들어왔고, 몇 마디 말을 더 얹으면 결과물이 수정되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한 것이 창작자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나선 메서드 스튜디오는 지난 1월 영화 '탑건: 매버릭'으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후보에 올랐던 업계 최정상급 스튜디오입니다.
스튜디오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작업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아티스트는 단 한 명도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AI는 팀이 다루는 수많은 도구 중 하나였을 뿐이며, 창작 인력을 대체한 것이 아니라 보조하고 지원하는 역할이었다는 해명입니다.
프롬프트 입력이 전부가 아니었던 제작 파이프라인
메서드 스튜디오의 설명에 따르면, 제작 과정은 단순히 텍스트 몇 줄을 넣어 뚝딱 완성하는 방식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들은 외계인 특유의 이질적이고 기괴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기존 AI 도구와 자체 커스텀 AI를 결합해 캐릭터의 특성과 움직임을 생성했습니다.
하지만 전체 공정에는 전통적인 시각효과 제작 단계가 고스란히 들어갔습니다. 초기 스토리보드 기획부터 일러스트레이션, AI 생성, 2D 및 3D 애니메이터들의 세부 작업, 그리고 마지막 합성 단계에 이르기까지 아트 디렉터와 기술 개발진이 전 과정에 걸쳐 깊숙이 참여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할리우드 전반에서 생성형 AI에 대한 창작자들의 거부감과 불안감이 극에 달한 시점에 마블이라는 거대 IP가 논쟁의 중심에 섰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메서드 스튜디오의 해명은 기술적 진실을 담고 있지만,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는 뼈아픈 실책이었습니다. 총괄 감독이 AI를 마치 자판기처럼 묘사하면서, 현장에서 피땀 흘려 후반 작업을 진행한 아티스트들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린 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비주얼 콘셉트 자체만 놓고 보면 생성형 AI 특유의 불안정하고 일그러지는 렌더링 한계를 외계인의 정체성 혼란이라는 서사적 장치로 역이용한 점은 대단히 영리한 연출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디즈니 같은 메이저 제작사가 프라임타임 텐트폴 프로젝트의 메인 파이프라인에 AI를 공식 투입하기 시작했다는 명백한 신호입니다. 대중과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다른 시각효과 제작사들 역시 제작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을 위해 AI 도입 압박을 피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1)
- hollywoodreporter.com(새 탭에서 열림)원문hollywoodreport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