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마허 가족, AI 날조 인터뷰 게재한 독일 잡지에 법적 대응 착수
독일 주간지 '디 악투엘레'가 2013년 뇌 손상 사고 이후 투병 중인 F1 전설 미하엘 슈마허의 복귀 '첫 인터뷰'를 표지에 실었으나, 해당 발언이 모두 AI로 생성된 가짜로 드러났다. 슈마허의 사생활을 철저히 보호해 온 가족 측은 즉각 법적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0년 가까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F1의 전설적인 드라이버가 잡지 표지에서 갑자기 심경을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기적이 아니라,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꾸며낸 가짜 인터뷰였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F1 월드 챔피언을 7차례 차지한 미하엘 슈마허의 가족이 AI로 생성한 가짜 인터뷰를 게재한 독일 주간지 ‘디 악투엘레(Die Aktuelle)’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입니다. 슈마허 가족 측 대변인은 로이터와 CNN 등에 해당 법적 조치 계획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표지에는 ‘첫 인터뷰’, 맨 끝에야 ‘AI 생성’ 밝혀
논란이 된 기사는 4월 15일 발행된 디 악투엘레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잡지는 표지에 웃고 있는 슈마허의 사진과 함께 ‘미하엘 슈마허, 첫 인터뷰’라는 굵은 표제를 내걸었습니다. 그 아래에는 ‘놀라울 정도로 진짜처럼 들렸다’는 부제를 달아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본문 8면으로 넘어가면 ‘내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는 제목 아래 슈마허가 직접 말하는 듯한 1인칭 인용구가 이어집니다. 사고 이후 끔찍했던 가족의 시간과 수개월 동안 인공 혼수상태에 빠져 있어야 했던 치료 과정 등이 상세히 서술됐습니다. 그러나 기사 맨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이 모든 문장이 실제 육성이 아닌 AI가 생성해 낸 결과물이라는 사실이 슬그머니 공개됩니다.
슈마허 가족 대변인은 매체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디 악투엘레의 모회사인 푼케 미디어 그룹(Funke-Mediengruppe)의 대변인 데니스 바크하우젠은 이 사안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슈마허는 2013년 12월 프랑스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다 머리를 심하게 다친 뒤로 단 한 번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은 그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비밀에 부쳐왔으며, 아내 코리나는 2021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서 “미하엘이 늘 말했듯 사생활은 사생활이다. 그가 우리를 지켜주었듯 이제는 우리가 그를 지키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왜 중요한가
이번 사건은 생성형 AI 기술이 황색언론의 상업주의와 결합했을 때 미디어 윤리가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우리가 보기에 디 악투엘레의 기만적 편집 방식은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표지에서는 마치 세기의 특종을 잡은 것처럼 포장해 판매 부수를 올리고, 기사 맨 끝에 작은 면책 조항처럼 AI 작성 사실을 숨겨두는 꼼수를 썼습니다. 이는 10년 동안 환자의 존엄과 사생활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해 온 가족들의 노력을 모욕한 처사입니다.
향후 진행될 소송은 AI 시대의 인격권과 언론의 허위 보도 책임을 다루는 매우 중요한 법적 선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의 언론 분쟁이 취재 과정의 과실이나 명예훼손 여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알고리즘으로 유명인의 가짜 목소리를 통째로 조작해 내는 행위에 대해 사법부가 어떤 철퇴를 내릴지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독자들에게도 경종을 울립니다. 거대언어모델(LLM)을 통해 누군가의 어투와 심경을 그럴듯하게 흉내 내는 일이 손쉬워진 지금, 법적 규제와 자정 장치가 자리 잡기 전까지는 자극적인 단독 보도를 한층 더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2)
- theguardian.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heguardian.com
- cnn.com(새 탭에서 열림)보도cn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