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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ETRI, 화재 연기와 먼지 구별하는 오경보 방지 AI 센서 개발

게시 확산 지수 31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빛의 파장별 산란 특성을 AI로 분석해 실제 화재 연기와 요리 연기·수증기 등 비화재 입자를 구별하는 AI 센서를 개발했다. 잦은 오경보로 인한 소방 자원 낭비를 줄이기 위해 특수 시설용 공기흡입형 감지기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ETRI, 화재 연기와 먼지 구별하는 오경보 방지 AI 센서 개발
이미지: techxplore.com

주방에서 고기를 굽다가, 혹은 샤워 후 번진 수증기 때문에 화재경보기가 요란하게 울려 당황했던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입니다.

이런 오작동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합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빛의 파장별 산란 특성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해 비화재보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AI 센서를 개발하고 상용화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96.6%가 오작동… 소방력 낭비 막는다

현재 널리 쓰이는 광전식 화재감지기는 구조가 단순합니다.

감지기 내부에 적외선 광원과 수광 소자가 마주 보듯 배치되어 있으며, 연기 입자가 들어와 빛을 산란시키면 수광 소자가 이를 감지해 일정 수준 이상일 때 경보를 울립니다.

문제는 이 센서가 입자의 종류를 가리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요리할 때 발생하는 유증기나 수증기, 담배 연기, 생활 먼지 역시 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에 그대로 비화재보(오작동 경보)로 이어집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2년 7월 사이 소방차 출동 건수는 총 258,220건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96.6%가 감지기 오작동으로 인한 출동이었습니다.

ETRI 국방안전지능연구실 이강복 실장은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비화재보로 인한 불필요한 출동과 연간 약 2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소방력 낭비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파장별 산란광 데이터베이스와 AI의 결합

ETRI 연구진은 빛의 파장에 따라 에어로졸 입자마다 고유한 산란 특성을 보인다는 물리적 특성에 주목했습니다.

다양한 파장의 빛을 여러 입자에 쏘아 산란 정도를 측정한 뒤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습니다. 먼지나 습기와 실제 화재로 인한 연기는 서로 다른 산란 스펙트럼을 나타내므로, 입자 고유의 광학 지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연구진은 여기에 AI 기술을 접목해 센서로 유입된 입자가 실제 화재 연기인지 비화재 에어로졸인지를 판별한 뒤에만 경보를 울리도록 설계했습니다.

ETRI는 이 AI 센서를 공기흡입형 감지기에 우선 적용할 계획입니다.

공기흡입형 감지기는 팬을 이용해 공기를 강제로 빨아들여 연기를 빠르게 포착하지만, 먼지와 수분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오작동 우려가 큽니다. 이 때문에 반도체 클린룸이나 대형 전산실 등 극도로 통제된 공간에서만 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더욱이 현재 유통되는 공기흡입형 감지기 대부분은 고가의 수입산이며 화재 여부를 스스로 구분하는 지능형 기능도 부족합니다. 이 기술을 탑재한 국산 제품이 출시된다면 시장 경쟁력이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산란 스펙트럼 측정 기반 기술은 화장품, 의료, 환경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도 확장 가능하며, ETRI는 현재 상용화를 위해 관련 기업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왜 중요한가

반도체 공장이나 데이터센터 같은 핵심 시설에서는 화재경보 오작동으로 소화약제가 방출되거나 전산망이 멈추면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합니다. 비화재보를 걸러내는 이번 센서는 이런 고위험 산업군에서 즉각적인 도입 가치가 있습니다.

소방 방재 산업 측면에서도 영리한 접근입니다. 센서 교체 주기가 짧은 화학식 가스 센서나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있는 CCTV 영상 기반 AI 대신, 검증된 광학 산란 방식에 다파장 데이터와 경량 AI 분류기를 얹는 현실적인 경로를 택했습니다.

기존 광학 구조의 장점인 소형화와 경제성을 유지하면서도 오작동이라는 고질적인 약점을 기술적으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시장 안착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다만 장기간 먼지와 기름때가 센서 내부에 쌓이는 극한 환경에서도 다파장 광학계의 정밀도와 AI 판단 능력이 오차 없이 유지될 수 있을지가 최종 상용화의 핵심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출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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