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 청소한 구역 보여주는 AR 기능 '클린트레이스' 공개
다이슨이 아이폰 Pro의 라이다 센서를 활용해 청소한 바닥을 AR로 표시해 주는 '클린트레이스' 기능을 발표했다. 청소기를 거쳐 간 자리를 화면에 칠해 놓친 곳을 방지한다. 6월 무료 업데이트되지만 1,000달러짜리 Gen5detect 모델과 전용 거치대가 필수다.

주말에 청소기를 돌리다 보면 내가 방금 거실 어디를 밀었는지 헷갈려 같은 자리만 서너 번씩 문지르고 정작 구석 먼지는 그대로 지나치는 일이 잦습니다.
Dyson이 이 사소하지만 답답한 문제를 증강현실로 해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4월 11일, Dyson은 스마트폰 AR 센서를 이용해 청소기가 지나간 자리를 화면 속 가상 페인트로 칠해 주는 신기능 CleanTrace를 공개했습니다. 어디를 청소했고 어디를 빠뜨렸는지 한눈에 보여주겠다는 구상입니다.
이 기능은 오는 6월 다이슨 공식 모바일 앱 무료 업데이트로 배포될 예정입니다. 다만 실제로 써보려면 지갑을 꽤 크게 열어야 합니다.
1000달러짜리 청소기에 스마트폰을 얹는 법
다이슨에 따르면 이 기능의 아이디어는 로봇청소기에서 얻었습니다. 다이슨이 오랜 기간 축적한 사용자 청소 패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람들은 청소를 대단히 비효율적으로 하며 같은 구역을 불필요하게 반복해서 밀고 다른 구역은 아예 놓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CleanTrace는 아이폰 12 Pro 및 Pro Max 이후 모델에 탑재된 라이다(LiDAR) 스캐너를 활용합니다. 청소기 봉에 전용 클램프로 아이폰을 거치한 뒤 화면을 보며 청소하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지원 기기입니다. 현재 이 기능을 지원하는 청소기는 1000달러에 달하는 다이슨의 최상위 플래그십 Gen5detect뿐입니다. 여기에 아이폰을 고정할 전용 거치대 클램프도 별도로 사야 하는데, 아직 가격조차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레이저 먼지 조명에 AR까지 얹은 셈
재미있는 점은 Gen5detect가 이미 헤드에 특수 각도의 초록색 조명을 달아 미세한 먼지를 눈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에 스마트폰을 매달고 AR 색칠 놀이까지 더하는 셈인데, 사실상 강박적인 사용자에게 이중의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쪽에 가깝습니다. 외신들은 이 앱이 청소기 본체와 통신해 실제 흡입 상태를 반영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합니다. 만약 아이폰 카메라와 라이다로 흡입구 위치만 추적해 화면을 칠하는 방식이라면, 기술적으로는 다른 다이슨 모델이나 타사 청소기에서도 작동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숙련된 AR 개발자라면 비슷한 서드파티 앱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고, 3D 프린터로 전용 거치대를 뽑아 쓰는 이들도 금방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다이슨의 이번 시도가 가전제품의 게이미피케이션이라는 측면에서 꽤 영리하면서도 동시에 럭셔리 가전의 기묘한 과잉을 보여준다고 봅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지루한 집안일을 영역 표시 게임처럼 즐겁게 바꿔준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놓친 구석 없이 완벽하게 청소했다는 심리적 만족감도 줍니다. 하지만 이미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 청소기에 프로급 아이폰을 얹고 플라스틱 클램프까지 따로 사야 한다는 조건은, 지금 당장 돈을 주고 체험하기엔 지나치게 문턱이 높습니다.
청소 가전 업계 전반으로 보면 신선한 자극입니다. 모터 출력과 배터리 용량 경쟁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공간 컴퓨팅 기술을 일상 가전에 결합해 새로운 프리미엄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내려는 시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동이 심한 청소기 봉에 무거운 스마트폰을 매다는 방식은 완성된 형태라기보다 과도기적 발상에 가깝습니다. 향후 청소기 헤드 자체에 저가형 센서가 내장되거나 가벼운 스마트 글래스와 연동되는 수준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면, 대다수 구매자에게는 호기심에 한두 번 켜보고 서랍에 넣어두는 기능으로 남을 위험이 큽니다.
출처 (1)
- theverg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hever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