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샌티스 대선 광고, 트럼프·파우치 포옹하는 AI 조작 이미지 사용 논란
더버지에 따르면 디샌티스 후보 진영의 트럼프 비판 광고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파우치 소장이 포옹하는 AI 생성 가짜 사진 3장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피부 왜곡과 배경 텍스트 오류를 지적했으며, 딥페이크가 정치 선전에 본격 악용되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만약 정치권의 네거티브 공세가 사실 왜곡을 넘어, 아예 없던 장면을 AI로 정교하게 만들어내는 단계로 진입한다면 유권자는 무엇을 믿어야 할까요?
지난 6월 5일, 2024년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에 나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측의 공식 계정 '디샌티스 워 룸(DeSantis War Room)'은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공격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 속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앤서니 파우치 전 백악관 수석 의료고문과 포옹하고 뺨에 입을 맞추는 등 두 사람의 친밀함을 강조하는 6장의 사진 콜라주가 담겼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3장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AI 합성 가짜 사진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이 포착한 인공지능의 흔적
가짜 사진을 처음 확인한 AFP통신에 이어 캘리포니아대의 하니 파리드 교수와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류쓰웨이 교수 등 영상 분석 전문가들이 검증에 착수했습니다. 이들은 해당 사진들이 AI에 의해 생성되었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세 장의 사진은 이미지 역검색에서 전혀 포착되지 않았으며, 생성 AI 특유의 맹점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피부와 머리카락 텍스처가 플라스틱처럼 과도하게 매끄럽고 윤기가 흘렀으며, 뺨을 맞댄 얼굴의 경계가 부자연스럽게 뭉개져 있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단서는 백악관 브리핑룸 배경이었습니다. 실제로는 'The White House, Washington'이라는 뚜렷한 글자가 적혀 있어야 할 연단 뒤 팻말이 알아볼 수 없는 외계어 형태의 난수로 뭉개져 있었고 배경 색상도 실제와 달랐습니다.
이에 대해 디샌티스 지원 팩의 대변인 매트 월킹은 트럼프 캠프야말로 더 많은 딥페이크를 유포해 왔다며 트럼프가 파우치를 칭찬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캠프 홍보 책임자인 크리스티나 푸쇼 역시 트럼프가 과거 올렸던 풍자 합성 이미지를 들고나오며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풍자를 넘어선 정교한 현실 조작
공화당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주도한 파우치는 대표적인 비호감 인물입니다. 디샌티스 측은 트럼프를 파우치의 적극적 협력자로 엮어 반백신 보수층 표심을 빼앗아 오겠다는 명확한 계산 아래 이 광고를 제작했습니다.
미국 정치권에서 AI 활용 자체가 처음은 아닙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AI로 만든 자신의 기도 사진을 공유하거나 디샌티스를 조롱하기 위해 악마와 히틀러의 목소리를 흉내 낸 가짜 오디오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역시 바이든의 출마 선언 직후 AI 디스토피아 영상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전 사례들이 누가 봐도 명백한 풍자나 가상의 시나리오 형태였다면, 이번 광고는 3장의 진짜 보도 사진 사이에 교묘하게 3장의 가짜 이미지를 끼워 넣어 시청각적 착시를 노렸다는 점에서 본질이 다릅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이번 사례가 정치 선전전에서 딥페이크가 선을 넘은 결정적 신호탄이라고 평가합니다.
스마트폰 화면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숏폼 영상 속에서 백악관 팻말의 철자 오류나 피부 질감을 일일이 확대해 볼 유권자는 거의 없습니다. 인간의 확증 편향을 파고들어 가짜 이미지를 진짜 뉴스처럼 각인시키는 파괴력이 입증된 셈입니다.
더 큰 위험은 이른바 '거짓말쟁이의 배당금(liar’s dividend)' 현상입니다. 정치 캠프들이 AI 조작 이미지를 당연한 전략처럼 채택하기 시작하면, 앞으로 정치인들은 자신에게 불리한 실제 증거 사진이나 음성이 폭로되어도 "저건 상대 진영이 AI로 조작한 것"이라며 손쉽게 빠져나갈 수 있게 됩니다.
현재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 규제 당국의 딥페이크 차단 체계는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4년 대선이 다가올수록 사실과 허구를 뒤섞어 유권자의 눈을 가리는 합성 미디어 전쟁은 한층 더 교묘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1)
- theverg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heverge.com